문학과 수사학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텍스트 내부에서 학제 간 연구로 이어지는 문학비평의 이론적 탐구



이 책은 문학과 수사학의 관련성을 이론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최근 새롭게 전개되는 수사학의 성과와 더불어 한국 현대문학 연구 및 비평에 기여할 수 있는 참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책의 기본적인 관점은 작품 자체를 존중하고 그 내부에서 텍스트의 비밀을 밝혀내는 내재비평이다. 이것은 텍스트 내부의 구성 요소인 운율과 비유와 어조, 구성과 문체 등을 면밀히 정독함으로써 작품이 작가와 사회 및 역사와 만나고 엇갈리는 교차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텍스트에 대한 정밀한 내재적 분석과 해석이 사회 역사적 맥락, 정신분석적 맥락과 연결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관점은 언어학, 해석학, 의사소통 이론, 논증 행위 이론, 철학, 정신분석학, 분열분석학 등과 수사학 및 문학이론이 서로를 가로지르며 형성하는 공통점과 차이점이다. 즉 다양한 학문 분야들이 상호 만나고 겹치고 교차하는 영역을 고찰하는 학제 간(interdisciplinary) 연구를 시도한 것이다. 「구조 시학과 수사학」은 언어학, 구조주의 이론, 수사학, 문학이론 간의 학제 간 연구이고, 「정신분석 비평과 수사학」은 정신분석학, 언어학, 수사학, 문학이론 간의 학제 간 연구이며, 「현대문학비평과 논증의 수사학」은 화용론적 언어학, 의사소통 이론, 논증 행위 이론, 수사학, 문학이론 간의 학제 간 연구이다.



제1부는 「시학과 수사학」에서 「현대문학비평과 논증의 수사학」에 이르는 6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수사학적 시학을 근거로 문학비평과 수사학의 관련성을 발터 벤야민, 멜랑콜리, 바울 담론, 가라타니 고진 등의 중요한 비평적 사례들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또한, 「발터 벤야민의 언어철학」,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멜랑콜리의 문학비평적 가능성」, 「바울 담론의 문학비평적 가능성」, 「가라타니 고진 비평의 비판적 검토」 등 5편의 글이 제2부 ‘문학비평과 수사학’을 구성한다. 제1부가 문학이론의 차원에서 수사학과의 관련성을 고찰하는 일반 이론의 특성을 보인다면, 제2부는 문학비평의 차원에서 수사학과의 관련성을 고찰하는 개별 주제에 관한 구체적 연구인 동시에 한국 현대문학 연구 및 비평을 진행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각각의 영역에서 문학비평의 기본 전제 및 실제 양상을 고찰한 이론적 탐구이다.



제3부는 ‘시학과 수사학’ 및 ‘문학비평과 수사학’을 살피는 과정에서 하나의 중요한 탐구 영역으로 부각된 은유론과 수사학의 관련성을 고찰한다. 은유론은 고대 수사학의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고전주의 수사학의 키케로와 롱기누스와 퀸틸리아누스, 16세기의 라무스, 18세기 말의 뒤마르세, 19세기 초의 퐁타니에 등을 거치며 분석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20세기에 들어와서는 I.A.리처즈·막스 블랙·먼로 비어즐리·콜린 터베인·필립 휠라이트 등의 현대 의미론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전개된다. 이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리쾨르의 은유론을 비교한 「고전적 은유론과 해석학적 은유론」, 조지 레이코프와 마크 존슨의 은유론을 분석한 「인지 언어학적 은유론과 수사학」을 묶어 제3부 ‘은유론과 수사학’을 구성했다.



이 책은 세부 영역에서의 각론적이고 정밀한 이론적 고찰을 진행하면서 작품 분석과 연결시키는 텍스트 적용의 단계로 이동함으로써 현대문학 연구 및 비평에서 이론적 탐구는 텍스트 분석 및 해명 작업과 긴밀히 연계될 때 더 의미 있는 작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